NPO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시스템 만들기
해당국가 : 일본
리서치팀 : 학상필이
직업구분 : NPO
NPO(Non-Profit Organization), 즉 비영리 단체는 소유주나 주주를 위해서 자본의 이익를 추구하지 않는 대신에 그 자본으로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는 단체를 말합니다. ʻ비영리ʼ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어감 탓인지 정부 지원을 받으며 경제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 단체라는 선입견이 많은데요. 하지만 비영리 단체는 사실 자본이 필요한 단체이지요. 단지 그 자본으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것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자본을 순환시키는 것인데요. 물론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자본을 확보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미지 출처 : www.morguefile.com
그런 현실에서 ʻNPO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다.ʼ라는 테라 르네상스의 문구는
꽤 흥미로운데요. 대체 어떤 획기적인 시스템일지 궁금합니다. 테라 르네상스는 지뢰 제거를 지원하는 일본의 한 NPO인데요. 주요 활동으로는 캄보디아의 지뢰제거 지원, 일본 내의 평화교육, 소형무기 불법거래규제 관련 캠페인, 콩고의 소년병 사회복귀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NPO처럼 회비와 기부금으로 꾸려나가지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바로 강연비인데요. 강연비로 살림을 꾸려나가는 NPO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연 300회의 강연을 해서 들어오는 강연비로 NGO를 운영한다는 말은 그만큼 강연자로 초청하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초청하는 곳이 많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라는 의미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초청하는 곳이 아주 적을 것이고 그런 NPO는 자력으로 운영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테라 르네상스의 핵심은 강연비가 아니었습니다. 테라 르네상스의 오니마루 마사야 대표는 2004년부터 소년병 문제를 강연의 주제로 활용했는데요.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는 소년병 문제를 '전쟁을 위해 어린이를 병사로 이용했다.'라는 스토리로 풀어냈습니다. 더러운 어른에 의해 순수한 어린아이가 더럽혀졌다는 이야기는 이미 수많은 동화로도 익숙한 구도이며 많은 어른들의 동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입니다. 만약 소년병을 '총과 전쟁놀이를 동경한 철없는 어린아이'라고 이야기했다면, (물론 이것은 진실이 아니지만), 다들 혀를 쯧쯧 차며 외면했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www.morguefile.com
"사람들은 문제의 참혹함이나 심각함에 관한 정보만 들으면, 그 문제를 멀리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이야기에 적극적이고 감동적인 해결 사례들이 있으면 생각을 바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오니마루 대표는 바로 네거티브 운동이 아닌 포지티브 운동에 중점을 둔 것인데요. 사람은 부정적인 문장보다 긍정적인 문장에 더 고개를 끄덕이기 쉽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략적인 판단이 테라 르네상스의 수입 구조를 성공으로 이끌었을 것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회적 기업은 '기업'이기 때문에 자금 운영을 확실하게 신경 써야 하고, 벌어들인 수익으로 사회적 공헌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어느 정도의 금전적 보장이 있어야만 상근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근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벌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분인데요. 자원봉사자의 헌신을 강요하지 않는 테라 르네상스의 이런 태도가 매우 건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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