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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Story/별별 에피소드

[토크 콘서트 후기]착한 잡지 '오보이!'를 만나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신다는 분이 일년에 열 권의 잡지를

혼자서 만들게 된 사연

 

: 6월 21일 목요일 시골에선 강아지 밥 주는  7시 반

: 향학열 높은 서강고(!) 아니 서강대 가는 길 카페 싯따, 가 있는

건물 7층 문화공간 숨도 

 

혼자서 만드는 착한 잡지, 오보이의 편집장 김현성 님의 출판기념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어요. 오늘은 책도 나왔으니 포토그래퍼, 편집장이자 발행인 보다는 김현성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이 이벤트는 정확히 말하자면 함께일하는재단과 청어람미디어에서 준비한 『내 일을 부탁해』출간 기념 릴레이 강연으로 이번이 대망의 라스트였답니다. 포토그래퍼로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김현성 작가님의 소개는 미루겠습니다. (모르면 알아서 찾아봐욧!)

 

대신 잡지, 오보이에 대한 소개는 하고 갑니다.

 

 

Oh Boy! is

오보이!는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 문화 잡지입니다. 현명한 소비를 통해 자신을 아끼는 만큼 타인과 환경도 생각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잡지를 만듭니다. 패션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과시의 발로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이타적인 생활을 위한 작은 수단이라고 오보이!는 믿습니다. 오보이!는 모피사진을 싣지 않으며 가죽제품의 노출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합니다. 공정무역으로 생산되는 제품을 선호하며 친환경기업의 정신을 지지합니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오보이!는 광고수익으로 운영되며 수익의 일부는 동물복지를 위해 기부 됩니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신다는 분이 1년에 10권의 오보이 매거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 모순이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사진 촬영은 물론이고 기획, 섭외, 인터뷰, 기사 작성에 디자인도 직접 하는, 그야말로 1인 미디어인 잡지를 매달 혼자서 해내려면 보이지 않는 엄청난 노동력이 수반될 터인데요. 그런 그의 머릿속은 종일 잡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잡지에 실리는 대부분의 사진들은 집 안의 흰 벽 스튜디오에서 뻥뻥 찍는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그가  나가서 찍는 것도 싫고, 로케이션 찾는 것도 싫어서 그런다고 하니 그의 스타일이 짐작이 가시죠? 그렇다고 해서 사진을 대충 찍는 건 아닙니다. 흰 벽 앞에 세워 놓고 툭 찍는 사진은 과장 없이 대상의 본질만을 전달하기 때문이죠.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본 프랑스의 화가 툴루즈-로트렉 같다고나 할까요.

 

그럼 이쯤에서 배포하지마자 매진된다는 전설의 무가지 오보이의 속을 들여다볼까요? 이 속(!)들은 모두 오보이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김현성 작가님은 사진으로 보이던 시크함과 달리 실물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분이었는데요.

두 시간가량 이어지는 Q&A가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자연과 생명에 관한 그의 진정성 때문이었습니다.

 

동물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 때문이었다는데요. 70년대 유기견 강아지를 시작으로 80년대에는 집안에 강아지가 28마리, 고양이가 6마리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어머님은 동네 고양이를 다 먹여 살리기까지 하셨다는데요, 그는 그 영향으로 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며 살아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동물한테 미안해서입니다.”

 

"어떤 계기로 동물과 지구 환경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는지"에 관한 질문을 시작으로 두어 시간 동안 진지한 질문들과 정성스런 답변들이 이어졌습니다. 동물과 환경에 관한 무한사랑, 그런 마음이 축약된 오보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객석은 매우 진지해졌는데요.

 

채식주의자로 이어진 동물 사랑, 오보이 배포에 얽힌 에피소드, 머리를 직접 자르게 된 사연, 모델의 배경이 주로 흰 벽인 이유, 한 달에 인쇄비만 (헉) 삼, 삼천 만원이 드는 등의 이야기들은 객석을 놀라고 달뜨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깨알 같은 재미도 듬뿍 있었지요. 

 

 

 

그간 릴레이 특강은 오늘까지 총 네 번 진행되었는데요. 남는 게 시간인 필자는 네 번 모두 참석해서 다양한 저자들로부터 여러모로 자극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간의 작가님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개성 있는 입담으로 말씀해주셔서 많은 공감과 박수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이번처럼 강연이 끝나고도 청중 전원이 자리를 뜨지 않았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주섬주섬 일어나 작가님께 사인을 받으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들의 팬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두터웠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토크 콘서트에서 만난 그는 세계 평화를 꿈꾸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습니다. 세계 평화! 간절하게 여럿이 원하면 이루어지겠지요.  그런 마음이 세상 이곳저곳에 전파되어 모든 이의 가슴에 붉게 물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보이 블로그 : http://ohboyzine.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