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work 012]동네변호사카페

시장 한 복판의 커피 향 그윽한 변호사 사무실

 

interviewee : 동네변호사 이미연
interviewer : 학생단위
일시 및 장소 : 2012년 5월 22일 의정부, 동네변호사카페

 

제 집 드나들 듯 찾아갈 수 있는 변호사 사무실, 어디 없나요?

군사적으로 높이 제한이 있어서 엘리베이터가 없고 오래된 건물이 많은 곳. 주말에 군인이 많고, 미군 월급날엔 미군이 넘쳐나고 서울보다는 공기가 좋은 곳. 바로 의정부인데요. 의정부 제일시장 한복판 건물 2, 3층에 카페와 변호사 사무실로 자리한 카페 동네 변호사. 그곳에는 생활밀착형 이미연 변호사가 있습니다.

 

 

 

 

딱딱한 여느 변호사 사무실과 사뭇 다른데요,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제 집 드나들듯 법률 상담을 받으러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 취직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인 서울’ 다들 말하는 거 이해를 못했거든요. 서울만 포기해도 여러 가지로 여유롭고 생각들을 바꿀 수가 있는데 굳이 서울로 가려고 할까 그런 게 이해가 안됐고. 저는 고향이 여기라서 좋아요."

 

 

 

 

젊음을 반납하고 5년이 걸려서 붙은 사시합격, 그의 눈앞엔 찬란한 미래가 펼쳐지는 가 싶었으나, 연수원에 들어가며 무참히 깨졌습니다. 연수원은 2년 동안 사시합격자들 데리고 실무연습을 시키는 곳인데, 분위기가 굉장히 특수했습니다. 별정직 공무원의 지위가 있는데도 고시생처럼 공부해야 되고, 매일이 회식에, 폭탄주를 마시면서도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2년의 경험으로 어디서도 배울 수 없었던 걸 배웠습니다. 바로 그가 하고 싶은 것은 그런 절차를 거쳐서는 가질 순 없겠다는 것을요.

 

젊은 여자 변호사가 개업하면 망하기 딱 좋다?

뼛속까지 조직논리로 움직이며 조직원의 희생이 당연시 되는 조직의 이면을 보면서 그는 "여기서 일을 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직 논리라는 게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서 처음부터 혼자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단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건 수임을 따야 되니 변호사라는 일도 일종의 비즈니스인데, 보통은 젊은 여자 변호사가 개업하면 술자리 못하고, 인맥도 없으니 망하기 딱 좋았습니다.

 

"개업하려니 처음에는 너무 막막하더라고요. 그러다 ‘동네’로 가야겠다 생각했고 아파트 상가단지에 사랑방처럼 들어가는 거였죠. 부녀회 아줌마들이라던가 부동산 아저씨들 상대로 상담해주고 소소하게. 그렇게 재밌게 살면되겠다, 하던 중에 '제너럴 닥터' 인터뷰를 듣고 결심했어요. 마침 놀고 있는 동생도 있었고요."

 

전문 특화분야가 있어야 된다 생각했는데 그는 굉장히 운이 좋았습니다. 마침 성폭력 피해자에게 변호인을 붙여주는 ‘법률조력인 제도’가 생겼습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국가가 지정한 국선 변호인 제도입니다. 그는 선배 변호사를 통해 이 정보를 좀 빨리 듣게 됐고 교육을 받은 뒤 바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국가에서 돈이 나오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빛과 그늘

보통 변호사들은 열시나 아홉시에 출근해서 열두시 넘어서까지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갑니다. 특히 공익일 같은 경우에는 평일에는 본업에 충실하고, 공익 쪽으로는 주말에 일이 더 많습니다. 또한 스터디 모임이나 세미나도 주말에 하다 보면 일주일 내내 풀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 변호사들을 보면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떼인 동네 할머니를 시작으로 현재는 성폭행 사건을 여러 개 맡고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큰 맘 먹고 접근해야 했던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춘 카페 동네 변호사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사진 제공 : 학생단위

이미지 출처 : http://dongbyu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