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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Story/히든 워크 100

[hidden work 032]마을공동체 품애

현실적인, 가장 현실적인 마을 공동체

 

interviewee : 품애 기획이사 김정찬
interviewer : 이미함
일시 및 장소 : 2012년 05월 26일 종로구 사직동 마을공동체 품애 공방
직업 구분 : 공동체 프로젝트 디렉터

 

보통의 마을 공동체는 마을 공동체 성격이 강하며 수익이 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그래서 일반의 눈에는 마을 공동체가 ‘그들만의 리그’ 로 치부되기 쉽지요. 그러나 단체보다는 비즈니스에 가깝고 공동체적 삶이 ‘그들만의 리그’ 이상의 무엇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단체가 있다고 하네요. 바로 종로를 중심으로, 인근 구(중구, 용산, 서대문) 여러 단체의 네트워크인 ‘품애’ 인데요. 품애의 성격과 활동은, 각 프로젝트에 따라 그 이해와 참여의 방식이 다르답니다. 각 프로젝트마다 모이는 단체와 개인이 다르고, 그에 따라 목적과 방식도 사뭇 다른데요. 그래서, ‘품애’는 하나의 '단체'가 아닌 '일'로 이해하는 편이 보다 적절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품애는 어떤 '좋은 일'도, '기부와 헌신'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흔히 공동체나 사회적 기업은 ‘헌신’을 기반으로 세워지는데요. 품애는 활동가와 간사들이 적은 임금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시민단체, 지원이 끊기면 폐업하는 사회적 기업과는 다른 노선을 지향한답니다.

품애는 동시에 마을에 기반하는데요. 그들의 목표도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마을을 만드는 것”에 둡니다. 품애는 구성원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사람들을 잇고,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지요.
그래서 이 마을은 문화와 예술이 깊게 쌓인 곳이랍니다. 그 예술과 문화가 우리의 삶과 괴리되지 않기를 바라며 각자의 재능이 소외 받는 이 없이 함께 살아가는 이웃 누구에게나 나눠지기를 꿈꾸는 곳이죠.

 

 

 

품애는 2년 반의 사업 준비 단계를 거쳐 2012년 5월 대표 프로젝트인 ‘착한 잔치 프로젝트 – 좋은 날’ 의 서울시 예비 사회적 기업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네요. 현재 <좋은 날>의 예상매출은 2년간 12억 원, 예상 순수익은 1억 원 정도인데요. 10여 쌍의 커플이 이미 결혼 컨설팅을 진행하고 결혼 기획을 의뢰한 상태라니 눈여겨 볼 만하네요.

 

 

품애는 각 영역의 활동 및 사업을 ‘프로젝트’ 로 구분해서 운영하는데요. 일반 회사의 경우 먼저 사업 영역과 필요 부서를 정하고 그에 맞추어 사람을 채용하지요. 반면,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품애의 경우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이 조금씩 다르고 어느 정도 겹치기도 해서 사람들을 부서와 업무 중심으로 배치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프로젝트의 범위나 성격, 수는 제한되어 있지 않으며, 현재 8개로 확대되었다네요.

 

 

전체 프로젝트의 기획 및 총괄을 하고 있는 김정찬 기획이사는 품애가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갖추고, 반드시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아닌 사람도 참여해 품애의 사업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공동체 내 사업이 단순히 한 세대의 헌신만으로 유지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사회적 기업, 내지는 법인 형태로 자리 잡아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모델이 되게 하고 싶었어요. 이는 직업관과도 연결되는데, ‘예쁘고 착한 일’하면서 소득이 낮아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어요.“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착한 잔치 프로젝트’인데요. 그 중에서도 대안적인 형태의 결혼식을 기획하는 ‘착한 혼인잔치 – 좋은 날’ 이 품애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입니다. 좋은 날은 동시에 다른 프로젝트 사업들을 뒷받침할 만한 수익성을 담보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웨딩 컨설팅 시장은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상품의 패키지화로 인해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좋은 날은 패키지화된 결혼 유통구조의 전 과정을 해체해서 여러 대안적인 방법으로 대체하여 결혼 비용을 낮추고 있다네요.

 

또한 좋은 날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순히 결혼 비용을 낮추는 것이 아닌데요. 그랬으면 착한 결혼이 아니라 싼 결혼이라고 불러야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기부 문화 활성화라고 하네요. 첫 좋은 날 결혼식에서는 아름다운 재단, 열매나눔재단, 환경운동연합 세 곳의 부스를 만들어 기부를 진행했다고 하네요.

 

마을 공동체이자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품애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착한 혼인 잔치 프로젝트 외에 수익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확실히 성장시켜서 공동체의 주 수익원이 되게 할 예정이에요. 또한 궁극적으로 품애는 ‘다음 세대’까지를 보고 있어요. 이것이 마을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다음 세대가 마을을 일구면서 그들의 고민을 반영해 더 나은 세상을 살고, 그러다 보면 이 공동체가 이어지지 않을까 해요.”

 


사진 제공 : 이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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